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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US World News‘빈둥지 증후군’, 한인 부부가 위험하다

‘빈둥지 증후군’, 한인 부부가 위험하다

같이 살던 자녀 집 떠나고 남은 건 말없고 서먹한 남편

아들 딸 대학 입학, 취업, 결혼 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허무…심리 불안

회복 쉽지않은 우울증, 심하면 이혼

가정상담소 “전문가 상담 꼭 받아야”

최근 박모(55)씨는 남편과 이혼을 결심했다. 지난해 막내딸이 LA에서 멀리 떨어진 뉴욕주립대에 입학하면서 집을 나가고, 남은 건 박씨 부부 둘뿐이다. 박씨는 “근 20년을 눈뜨면 밥차리고, 아이들 학교에 데려다 주고 뒷바라지 하며 눈코뜰새 없이 살다가 갑자기 세상이 멈춘 느낌”이라며 “그동안 뭐하고 살았나 회의감이 든다. 아이가 떠나고 나니 더이상 남편과 연결고리도 없고 우울하기만 하다. 이젠 내 삶을 살고싶다”고 하소연 했다.

‘빈둥지 증후군’이 부부 관계를 흔들고 있다.

빈중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은 한 집에서 함께 거주하던 자녀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대학에 입학하거나 취업, 결혼 등으로 독립 하면서 자녀와 떨어지게 된 부모에게 나타나는 심리적 불안 증상이다. 질병으로 간주되진 않으나 장시간 지속되면 심각한 우울증을 유발한다. 특히 이 시기는 중년 여성의 폐경기와 맞물려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한인가정상담소(KFAM·소장 캐서린 염)의 박제인 케이스매니저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상담소를 찾는 여성 내담자의 상당수가 빈둥지 증후군을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심할 경우 이혼을 고려하는 케이스가 적지않다.

박 매니저는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일수록 빈둥지 증후군을 이기지 못해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부 관계가 원만치 않은 상황에서 삶의 중심이 온통 아이였던 여성의 경우 챗바퀴 돌던 패턴이 사라지면서 심한 상실감에 빠지게 된다. 갑자기 자녀가 사라지고 부부만 남은 가정 안에서 부부 관계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 매니저는 “아이에게 쏟던 관심이 하루아침에 남편에게 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자식 때문에 버텼는데 무엇을 기대하며 사나’라는 허무함으로 인해 모든 것이 귀찮아지고 결국은 누군가에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싶은 마음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50대 여성은 폐경기를, 남성 역시 갱년기를 겪으며 불안정한 심리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박 매니저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40~60대에서 잘 나타나는 빈둥지 증후군 증상은 슬픔, 공허함, 두려움, 걱정 등이며 정신 건강 문제 및 재정적 위험 감수, 약물 남용 장애와 같은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극복을 위해선 자녀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되레 기회로 삼고 자녀를 양육하는 동안 할 수 없었던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 매니저는 “이혼을 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서로의 장점을 보며 슬럼프를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빈둥지 증후군은 전혀 예기치 못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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